머스트잇 매거진 Ep26, 게임과 패션의 운명적 만남
조회725 등록일2021.01.05

▲ 사진 제공= ⓒ 라이엇 게임즈


길어진 팬데믹으로 많은 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지만 게임만큼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물론 공장 가동 문제와 오프라인 마케팅의 한계가 있었지만 소니와 닌텐도는 역대 최고의 수익을 기록하였다. 집콕 생활이 계속되면서 많은 사람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인 게임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여러 산업이 게임과의 협업을 진행했는데, 특히 게임과 패션의 만남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더욱더 흥미로움을 자아냈다. 가장 눈에 띄는 협업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루이 비통의 만남이었고, 리그 오브 레전드는 그 기세를 이어 스트리트 브랜드 베이프의 서브 브랜드인 에이프와 협업을 이루기도 했다. 최근 출시해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사이버펑크 2077과 프라그먼트 디자인의 협업부터 발렌시아가가 게임으로 공개한 컬렉션까지, 게임과 패션의 틀을 깬 만남을 알아보자.

# 사이버펑크 2077 x 프라그먼트 디자인 협업 컬렉션

▲ 사진 제공= ⓒ 프라그먼트 디자인


어쩌면 가장 힙한 만남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12월 10일 출시된 CD 프로젝트의 사이버펑크 2077과 일본 스트리트 패션계의 대부 후지와라 히로시가 이끄는 패션 브랜드인 프라그먼트 디자인의 협업 소식은 많은 게이머와 패션 마니아의 마음을 봄날처럼 설레게 했다.


▲ 사진 제공= ⓒ 프라그먼트 디자인


콜라보레이션 제품군은 집업 재킷, 티셔츠, 스웨트셔츠, 가방 등으로 이루어졌는데 후지와라 히로시가 매 디자인에 선보이는 프라그먼트 디자인의 시그니처인 번개 로고가 사이버펑크 2077의 타이틀 로고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새겨졌다. 제품 모두 어느 스트리트 스타일의 아이템과 찰떡처럼 어울리게끔 심플한 컬러와 핏을 강조한 것이 포인트다. 지금 사이버펑크 2077을 플레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충분히 탐을 낼법한 컬렉션이다.

# 모여봐요 동물의 숲으로 선보이는 패션 컬렉션

▲ 사진 제공= ⓒ 닌텐도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나비보뱃따우’ 정도는 스치듯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비보뱃따우’는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속에 등장하는 NPC가 부르는 노래 가사 중 하나로 수많은 밈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나비보뱃따우'가 이처럼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일반인도 쉽게 할 수 있는 조작감과 귀여운 캐릭터, 그리고 감성적인 힐링 요소가 한데 섞여 있기 때문인데, 특히 커스텀 마이징과 교류가 활성화된 것이 큰 특징이다. 게임 속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패션을 선보이고 유저들끼리 이를 나누는 것이 일종의 자연스러운 문화였는데 이를 놓치지 않고 새로운 재미의 요소를 끌어 올린 이가 있다. 

▲ 사진 제공= ⓒ animalcrossingfashionarchive


그 주인공은 바로 ‘카라 청’. 모여봐요 동물의 숲 내에 커스텀 마이징 시스템을 통한 패션 관련 교류가 만들어지자 바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패션의 결합을 모은 아카이빙 계정을 만든 것이다. 처음엔 유저들의 패션을 소개하는 수준이었으나 아카이빙 계정이 점점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으로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을 시작했다.

▲ 사진 제공= ⓒ 발렌티노


카라 청이 처음으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 버전으로 컬렉션을 구현한 건 발렌티노의 2020 봄, 여름 컬렉션이다. 발렌티노의 커다란 영문 레터링이 새겨진 모자를 그대로 게임 속에 이식하거나, 드레스부터 코트까지 다양한 제품군의 총 24개 아이템을 선보였다. 특히 발렌티노가 이번 컬렉션으로 구현하고자 했던 밝은 컬러의 조화와 타이다이 패션(옷을 접고 고무줄로 묶은 후 원단에 염색약을 뿌리는 기법)의 요소도 모여봐요 동물의 숲 내에 도트만으로도 실제와 유사하게 구현됐다. 

▲ 사진 제공= ⓒ MM6 메종 마르지엘라


더불어 MM6 메종 마르지엘라도 카라 청과 협업하여 2020 가을, 겨울 컬렉션을 선보였다. 비록 2020 FW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오버사이즈나 서로 다른 길이의 패턴이 100% 완벽하게 구현된 것은 아니지만 배색을 이용하여 플레어 스커트를 구현한 것과 액세서리, 그리고 MM6의 상징적인 ‘6’까지 도트로 표현해 기존 MM6의 감성과 무드는 그대로 담아냈다. 
두 브랜드 모두 해당 옷의 패턴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코드를 함께 배포했는데 게임 유저라면 누구나 무료로 누릴 수 있는 협업을 보인 것에 대해 좋은 반응을 끌어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협업이 아닌 직접 게임을 만든 발렌시아가

▲ 사진 제공= ⓒ 발렌시아가


지금은 베트멍을 떠나 발렌시아가를 이끄는 뎀나 바잘리아는 패션계가 똑같은 형식으로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에 큰 회의감을 느꼈다고 어느 인터뷰를 통해 밝힌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인터뷰가 공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형식으로 발렌시아가 2021 가을, 겨울 컬렉션을 공개했다. 그가 선택한 방식이 바로 게임이었다. 게임 제목은 로 디스토피아에서 원래의 세계로 복귀하는 스토리의 게임이다. 
 

▲ 사진 제공= ⓒ 발렌시아가


게임 속 플레이어는 다섯 가지 구역으로 나뉜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게임 속에 숨겨져 있던 발렌시아가 컬렉션을 살펴볼 수 있다. 뎀나 바잘리아가 생각하는 2031년의 모습을 게임 배경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 그는 관객이 능동적으로 어디에서나 컬렉션을 접할 수 있도록 컬렉션을 구현했다고 전했는데,

▲ 사진 제공= ⓒ 발렌시아가 


이번 컬렉션은 뎀나 바잘리아 특유의 기존 복식을 파괴하는 감성과 루즈한 실루엣을 유지한 채 어두운 분위기를 뿜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우주에서나 쓸법한 미래지향적인 선글라스, 찢어진 부분이 패턴으로 이루어진 듯한 청바지, 커다란 실루엣과 부피감을 뽐내는 코트 등의 아이템을 통해 그만의 전위적이고 스트리트와 아방가르드를 결합한 독보적인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게임은 지금 발렌시아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플레이할 수 있으며, 모바일과 컴퓨터 어느 기기로도 접속 가능하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게임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사람들의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진 만큼  패션계에서도 게임을 통해 새로운 형식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협업이 늘어가고 있다. 기존의 고리타분한 형식을 파괴하고 매 순간 새로운 도전을 하는 DNA를 갖춘 패션 브랜드들에게 게임은 브랜드의 다양성을 보여주기에 너무나도 매력적인 수단이다. 
이제는 집에서 많은 것을 해야 하는 생활이 익숙해지고 있으니 패션 브랜드에게도 기회가 아닐까 싶다. 빠르게 새로운 컬렉션을 접하고 재미도 잡을 수 있는 이 둘의 결합은 그래서 언제나 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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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l 머스트잇(MUS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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