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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강 영상 속 패션, 무려 277벌의 의상-240가지 가발이 사용되었다는 영화 크루엘라
조회7,823 등록일2021.07.13


▲ 사진 제공= ⓒ 크루엘라 영화 / 크루엘라의 레드 드레스는 런던의 포트벨로 마켓에서 빈티지 드레스를 구입한 후 같은 패브릭을 찾아 엮어 완성되었다 


‘크루엘라’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군요. 조용히 개봉했지만, 이내 역주행을 기록하며 대단한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101마리 달마시안의 악당, 크루엘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가난하고 무시당하던 여자아이 에스텔라가 어떻게 빌런 크루엘라로 재탄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속편이죠.
저토록 상식적이지 않은 악당이란 이 세상에 존재할 것 같진 않지만, 크루엘라가 놀랍도록 매혹적이라는 것 하나만은 확실합니다.


▲ 사진 제공= ⓒ 크루엘라 영화 / 여러 시대의 디자인이 믹스되어 재탄생 된 세트 디자인


크루엘라에는 자그마치 의상 277벌에 240가지 가발과 130개 세트가 사용되었습니다.
뭐 그냥 지나가는 컷이 없을 정도로 모든 씬이 화려함의 극치인데요. 오버더톱스러운 과함이 다소 느껴지지만, 다채로운 비주얼의 목적은 볼거리만을 위해서는 아닙니다. 코스튬과 스타일링, 세트 디자인은 은밀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인물의 심리 변화를 대변합니다. 적재적소에 흘러나오는 비틀스, 퀸, 레드 제플린 등의 당시 록 음악도 감정을 실어주죠.


▲ 사진 제공= ⓒ 크루엘라 영화 / 대비되는 엠마 스톤과 엠마 톰슨 


사실 필자는 선을 넘는 과함, 제대로 판타지, 발 디딜 틈없는 몰빵 미술, 이런 거 환영합니다.
영상물을 제작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맥시멀리즘이 제작비와 직결되기 까닭에, 세팅을 잔뜩 하고 싶어도 쉽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같은 티켓 값으로 이런 호사를 누리니 얼마나 좋게요~
영화의 신선도 지수를 높이는 데에는 두 엠마의 활약이 큽니다.
흥미롭게도 엠마 스톤, 엠마 톰슨 두 사람 모두 악녀입니다. 악녀 vs 악녀의 구조에서 엠마들은 존재만으로도 긴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각각 다른 촬영 기법을 써서 엠마 vs 엠마의 세계를 대립되도록 표현하기도 하였는데요. 착함을 선택하는 대신 강력한 악함을 취하는 결말이 인상적입니다.


▲ 사진 제공= ⓒ 크루엘라 영화 / 알렉산더 맥퀸을 오마주한 룩 


▲ 사진 제공= ⓒ 크루엘라 영화 / 비비언 웨스트우드를 오마주한 룩


극 중 아틀리에 세트 디자인은 디올과 지방시를 비롯한 럭셔리 브랜드들의 리서치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남작부인은 오트꾸튀르를 연상시키는 무드를 풍기는 반면, 크루엘라는 70년대 런던 스트릿 스타일이었던 글램 펑크룩을 선보입니다. 비비언 웨스트우드, 존 갈리아노 같은 반항적인 스트릿 감성이 떠오르는데요. 러닝타임 내내 쏟아지는 패션에는 적당히란 없습니다. 특히 크루엘라가 게릴라로 선보이는 파격적인 패션쇼 퍼포먼스는 영화의 백미인데요. 미래의 패션 아이콘 타이틀 뿐만 아니라 내년 오스카 의상상까지 거머쥐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씬이었습니다.


▲ 사진 제공= ⓒ 크루엘라 영화 / 존 갈리아노를 오마주한 룩 


“내가 딴 여자들처럼 다른 사람 신경 썼으면 벌써 죽었어.”
그녀가 이렇게 말할 때, 순간 대사가 스크린을 뚫고나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갑자기 나도 내 맘대로 과감하고 화려하게 입고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새삼 어렸을 때, ‘101마리의 달마시안’을 통해 보았던 크루엘라를 떠올려봅니다.
깡 마른 몸매에 줄담배를 피고, 화려한 모피를 두르고,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이었던 그녀. 그녀는 오랫동안 비호감 캐릭터로 치부되었고, 자아의 욕망에 충실한 여성에 대한 편견의 희생자였습니다. 기나긴 세월을 지나 2021년 돌아온 크루엘라! 구시대의 고정관념을 멋지게 날려버리셨네요!

‘이사강 감독’의 영상 속 패션 l 영화, 뮤직비디오, 광고 등에서 시각적인 부분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인 패션. 영상 속 분위기나 주인공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중요하게 적용되는 영상 속 패션에 대한 이야기.


글 l 이사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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