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토크]
아티스트&작가&포토그래퍼 5人, 당신의 크리스마스 추억은?
조회8,165 등록일2013.12.12
12월 문득, 다른 이들의 크리스마스 추억이 궁금해졌다. 스냅에서 2030세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대세 아티스트, 포토그래퍼, 일러스트레이터 5인을 만나 그들의 크리스마스 추억담을 듣기로 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스냅 앞으로 그들이 직접 찍은 사진 한 장과 짧은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아티스트 5인이 만난 크리스마스는 어떤 모습일까.


크리스마스에 늘 싱글이었어서 여타의 다른 날과 다를 것 없이 집에서 티비 시청을 하거나 조용하고 작은 극장에 가서 인기 없는 영화를 보거나 하는데 나이가 먹고 난 후부터는 커플이어도 크리스마스에 특별히 할 일이 있거나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옆에서 지켜본 결과. 
괜히 예약하고 복잡한 식당에 가서 돈 왕창 쓰느니 스튜디오를 차리고 난 후부터는 내 공간에서 파티를 열고 맛있는 술과 음식을 대접하는 게 훨씬 즐겁고 편하게 놀 수 있음을 깨닫고, 이브에 스튜디오에서 지인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연다. 호리즌에 프로젝트로 야한 비디오부터 추억의 영상도 틀고, 각자 아이팟으로 음악도 디제잉하고 술과 음식도 물론 BYOB니 크게 돈들이지 않고 자주 못보는 얼굴들도 보고 언제 일어나야 할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꽐라 되서 소파에서 뻗어도 챙겨줄 사람 있고 모두 모두 괜찮아 진다. 능동적으로 즐기는 것. 늘상 가는 술집에서 늘상 가는 얼굴들과 마시지 않는 것. 
특별하게 보내는 방법인 것 같다. by. 포토그래퍼 하시시박 


12시 25분에 크리스마스를 만나기로 했다면 나는 11시 30분부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생일을 제외한 마음의 축제는 크리스마스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치킨과 과자 같은, 그 날의 일용할 양식을 쌓아둔 책상 앞에 앉아 캐롤을 듣고 있으면 낡은 방 창문 틈으로 새어 나오는 외풍과 공기, 이웃의 소음까지도, 내가 느끼는 모든 것들이 성탄절 기운으로 충만해지곤 했다.
외로움을 마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나만의 비결이었다.
그러고 작년에 소설가 천운영 작가님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되어 여러 사람과 함께 성탄절을 보낸 뒤로 성탄절은 혼자 즐긴다는 내 신념이 깨어졌다.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이 싫지 않았다.
커튼에 달아둔 빨간색, 노란색 전구 장식과 예쁜 테이블보, 엔틱한 포크와 나이프, 맛있는 음식들과 술.
화기애애한 미분의 시간이 모두 성냥팔이 소녀인 내가 너무 쓸쓸하고 배가 고픈 나머지 성냥에 불을 붙이자 나타난 일시적인 환각 같았다.
유리창 밖으로 흰 양들이 후두두 떨어지고 있었다. by. 일러스트레이터 장콸


1998년 12월 24일,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부모님은 장사를 하셨기에, 나는 할머니 손에 자랐다.
할머니는 손자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셨지만, 못난 손자는 그 마음을 알 리가 없다. 밥솥에는 늘 밥이 있는 줄 알았고,
마루는 늘 깨끗한 줄 알았고,
옷은 늘 주름 없이 정돈되어 있는 줄 알았다.
돈이 필요하면 아빠를 찾았고,
몸이 아프면 엄마를 찾았다.
늘 한발치 뒤에 계시던 할머니는 보일 리 없다.
막연하게 갖는 감사한 마음, 어버이날엔 꽃이 세 개.

장례식장에서도 할머니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한 손자는,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니까, 산타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데리고 가신 거구나.
 6.25 때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산타할아버지가 되셨나 보다.
 그럼, 난... 산타인가?"
이따위 생각이나 하며 앉아있다.

3일 후, 그래도 장손이라며 상여 들어가는 길목에 영정사진을 들고 앞장을 선다.
구름 없던 맑은 겨울, 차가운 바람 속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손자는 하늘 보며 땅을 보며 하염없이 울고 만다.
...
ps. "철수 할아버지" 라고 하면, '철수'란 손자를 둔 할아버지를 뜻하므로...by. 아티스트 산타(임진영)


대학 졸업 전시를 마친 2008년 12월,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기 위해 면접을 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면도기로 스스로 하얗게 삭발을 하고, 발리행 비행기 표를샀다. 생애 처음으로 따뜻한 나라에서 겨울을 보낼 계획이었다. 서핑 촬영을 하다가 크게 몇번 다치고 전신마취 수술도 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더 용감해 지고 의욕이 생겨서 내린 결정이었다. 크리스마스 삼일 전쯤 '구늉빠융' 이라는 서핑 포인트에서 이 사진을 찍고, 끝도없이 조류를 따라 망망대해로 떠내려 가기 시작했다. 그때의 나는 오리발도 구명조끼도, 웻수트도 입지 않은  맨몸이었기 때문에 몇시간이 지나자 저체온증세와 탈수 증세가 왔다. 멀어지는 해변을 바라보며 한참동안 혼자 울다가 그 모습이 너무 바보같아서 그만두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어떻게든 살아야 했고, 나를 구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떠내려 온 방향대로 수영을 하기 시작했고, 꽤 큰 암초를 발견하고는 거기에서 밤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암초 표면은 날카로웠고 온몸이 긁히며 오르고 나서야  잠시도 버티기 힘든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암초에 올라섰기 때문에 내 시야는 해수면보다 높아졌고, 다른 해변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고개를 하나 돌아서 다른 해변으로 수영을 해서 스스로를 구원했다. 다시는 서핑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크리스마스날 마땅히 할게 없어서 다시 바다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고 아직까지 계속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생각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그러한 과정을 겪는 것 또한 재미있는 삶이다. 사고뭉치에게 인생이란 포장을 뜯기 전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선물 상자다. by. 다큐멘터리 감독, 사진작가 김울프(김정욱)


크리스마스의 추억이라면 로맨틱한 추억이었으면 좋겠지만, 특별히 로맨틱한 추억은 별로 없다. 크리스마스때 항상 여자친구가 없더라. (웃음) 재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스튜디오에서 조촐하게 스튜디오 식구들과 친한 동생들과 맛있는 음식, 좋은 술들, 좋은 분위기에서 보냈다. 여러 사진 들 중에 유독 맘에 드는 한 컷이다. 사진과는 다르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따뜻했다. 마침 영국에서 유학중인 후배가 서프라이즈로 스튜디오에 갑자기 찾아와서 많이 즐거웠던 기억도 나고. 모두들 술을 진탕 마시고 다같이 사진도 찍었고 스튜디오에서 본격적으로 자리펴고 게임도 하다가 잠들었다.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에 모두들 회사 근처에 있는 사우나에서 목욕하러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원래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여야 행복한 것 아닌가.  by. 포토그래퍼 전우승


글ㅣ패션웹진 스냅 박지애 사진ㅣ스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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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smksm6 2014-02-17 오전 8:04:00
    잘 봤어요
  • jhj2337 2014-02-13 오전 12:24:07
    잘 보구 갑니다^^
  • jisujin 2014-02-11 오전 9:35:07
    잘 봤어요.
  • jisujin 2014-01-24 오후 2:51:17
    잘 봤어요.
  • sia4sia4 2014-01-23 오후 3:31:39
    잘 봤어요
  • mail55 2014-01-11 오후 10:45:33
    잘봤습니다^^
  • ohs1660 2014-01-02 오후 9:59:37
    잘 보고 갑니다
  • yuza 2013-12-30 오후 6:16:40
    할머니 얘기 슬프네요